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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상욱은 소녀의 자기소개에 또다시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뭐

라고 분명히 말은 했으나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유이리(劉怡璃)라

는 이름으로 생각되는 부분이었다. 그런 남궁상욱의 반응을 보고 유이

리 역시 이곳이 자신이 있던 대륙이 아님을 알았다.유이리가 있던 대

륙은 1차 대륙 통일 전쟁을 통해 대륙이 통일된 이래로 동일한 언어를

사용해왔고, 여러 다른 신들을 믿는 종교단체 역시 상대의 종파를 인정하

며 공생의 길을 걸어왔다. 각 종파의 사제는 물론이고, 각국의 귀족들은 비

록 자신이 믿고 섬기는 신이 아닐지라도 적어도 상대 종교의 인사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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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아는 것이 기본 예의이며, 교양인 것이다. 전쟁의 여신 마제린

은 대륙 내에서도 그 신자수가 1,2위를 다투는 보편화되어 있는 신은

아니나, 교리와 사제들의 능력으로 인해 기사들이나 귀족들에게 널리

퍼져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또한 자랑은 아니지만 유이리는 마젤린의

가희, 마젤린의 꽃으로 불리는 교단 최연소 주임사제로 차기 대사제의 직

위가 유력한 유명인사 중 하나이다. 귀족이라면 적어도 자신의 이름정

도는 들어본 기억이 있어야 했다.그러나 눈앞의 청년은 유이리의

인사에 반응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고 해야 무방할 것이다. 이

는 고급 옷을 입고, 품격 있는 모습으로 미루어 보아, 어느 정도 사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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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을 미치는 높은 사회적 지휘를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의 이름은 물

론이요, 전쟁의 여신 마제린 역시 모른다는 것을 뜻했다.

“그냥 유이리라고 불러주십시오.”

유이리는 눈앞에서 허둥대고 있는 남궁상욱을 우선 당황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주었다.

“예. 유소저 셨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남궁상욱은 포권을 쥐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이런 느지막한 시간에 이런 곳에서 무슨 일이신지요.

그리고 이곳에는 어쩐 일로 오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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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어디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지. 정신을 차려보니 이

곳에 있었던지라……. 게다가 갑자기 방금 전의 사내가 덮쳐와……”

유이리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말하면 안 된다는 생각

에 거짓됨 없이, 중요한 내용은 모두 뺀 채 사실대로 말했다. 그리

고 양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감싸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렇군. 납치를 당해 옮겨지던 중 탈출을 기도하다가 이곳으로 흘

러들어온것이군. 악독한 놈들. 이렇듯 작고 연약한 여인을 납치하려 하다니.’

유이리를 바라보던 남궁상욱의 머릿속에는 잠시 전까지 자리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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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던 약간의 의심은 모두 사라진 채 분노와 함께 하나의 시나리오가 써

져나갔다. 순식간에 부녀자 납치에 강간 미수범이 되어 음적으로 전 무

림의 공격을 받게 될 사마 인(司馬 寅)에게는 불행한 일이었으나 유

이리에게 있어서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 이곳이 어딘지도 모르시겠군요. 이곳은 허남성 남동부에 위치

한 남궁세가주변의 숲입니다.”

“허남성? 남궁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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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상욱으로써는 자랑스럽게 말한 내용이었으나, 유이리에게 있어서

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지명이었다. 그러한 유이리를 바라보던 남궁상

욱의 머리에는 또 하나의 정보가 입력되기 시작했다. 남궁세가도 모를

정도로 집안에서 꼭꼭 싸여져 키워진 아가씨.

“그럼 시간도 늦었고 하니 저희 세가로 가시지요. 제가 손님으로 모시겠습니다.”

“……. 그래도 괜찮을런지요.”

“물론입니다. 따라오시지요.”

유이리는 남궁상욱을 따라 걸음을 옮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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